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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암동, 이곳 달동네 주민들을 마주친 적이 있었던가? 기껏해야, 허름하고 낡고 작은 동네슈퍼 할머니 한번 뵌 것 말고는 없었던 것 같다. 사람이 사는 동네이지만, 사람을 본 적보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민첩한 고양이들을 더 많이 보았던 달동네 였다. 늘 이곳의 언덕길을 지날 때면, 띄엄띄엄 집앞에 놓여있는 그릇 두개를 만날수 있다. 그러고 보니, 동네슈퍼 앞에도 그릇 두개가 있었다. 하나는 물이 담겨있는 그릇, 다른 하나에는 빈그릇 이다. 지나가는 동물들을 위한 그릇 인 것 같다.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이곳의 사람들의 삶 속에는 인정, 사랑이 눈으로도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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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한 길고양이를 만난 장소도, 안암동 언덕길 이다. 언덕 위에 지어진 집이라서, 지붕이 내 목까지 오는 높이 이다. 그 지붕 위에서 만나게 된 울보 길고양이 한마리! 내려올 생각은 하지는 않고, 울고만 있는 뚱보 길고양이 였다.




  왜 이렇게 우는거니? 라며, 달래며 다가갔을 때, 뚱보 길고양이 녀석이 지붕 위에서 힘겹게 내려왔다. 만삭인듯한 길고양이 였다. 새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가 접혀지지가 않는 임신한 길고양이 였다. 뚱보 길고양이라 부르며, 다가갔던 것이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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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쉼없이 숨을 내시고, 쉼없이 울면서, 음식을 원하던 임신한 길고양이 였다. 생김새나 붙임성을 봐서는, 길고양이로만 있던 녀석이 아닌 것 같은데... 하지만, 내 주머니 속에는 지갑이 전부였다. 갈팡질팡 하던 나를 이끌어주는 한 곳을 발견! 다행하게도, 언덕길 구석에 놓여있는 사료 그릇을 발견하고, 녀석에게 가져다 줬다. 인적도 드문, 높은 언덕길에서 고양이를 위한 밥을 만난다는 것은 기적이 아닐까? 내가 지나가는 이동네의 이곳 언덕길은, 고양이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 일 것 같다.

 돌아오는 길, 고양이 사료 캔을 사서 길목에 뒀다. 분명 임신한 길고양이가 발견할 수 있을 것 이라 생각하면서.. 따듯한 여름에 안전한 곳에서 새끼 고양이를 출산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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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길고양이, 태풍 오던 날 어떻게 보냈을까?


  임신한 길고양이, 태풍 오던 날 어떻게 보냈을까요? 문득, 생각나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휴대폰 사진을 정리 하던 도중에, 임신한 길고양이가 쓰레기 봉투를 뒤지던 사진이 있었는데요. 뒤뚱뒤뚱, 때로는 날렵하게 길을 건너던 고양이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보문시장 근처에서 왔다가 갔다하는 길냥이들 한마리였죠. 어느날 만난 녀석의 배는 빵빵~했답니다. 울음 소리 하나에도, 배고픔을 느껴지더군요. 천천히 그녀석이 가는길을 몇분 동안 따라갔습니다. 어느 작은 집에 도착했네요.


 임신한 길냥이, 배속에 있는 애기 냥이는 무엇을 먹을까..생각했었는데요. 역시나, 사람이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뒤져서 먹고 있더군요. 제 주머니에 먹을 것이 없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어떤 분은, "저! 저! 도둑 고양이 같은 녀석이! 길바닥 더럽게!" 라고 말하실 지도 모르죠. 또는, "고양이 새끼" 하면서, 발길질을 돌길질을 하실지도 모릅니다. 사람들 눈에는 고양이의 임신한 배가, 그저 뚱뚱해진 살로만 보인다고 해요. 관심이 없어서가 가장 큰 이유겠죠? 또는, 그냥 싫어하니까..Out of 안중..이겠죠. 참 무섭게 변하는 세상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작년이었나요? 올해였나요? 서울의 어떤 구에서는 도둑 고양이가 쓰레기 비닐을 찢어놓는 것을 막고자, 쓰레기통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해요. 분명, 길냥이들이 찢어놓은 것은 맞는데 말이죠. 반대로 사람은 무엇을 했을까? 고양이 들에게 무엇을 빼었을까, 생각은 해봤을까...생의 터전에서도 버림받아, 거지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인데 말이죠. 이기적 이라는 말이, 뭔지 모르게 저에게도 와닿게 됩니다.


  임신한 고양이 녀석은, 경험이 많습니다. 언제든, 주위에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 욕을 퍼붓고, 발길질 돌길질을 할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죠. 그래서 인지, 쓰레기 봉투를 뜯다가도 주위를 살핍니다. 저 안에 나오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에 대한, 두려움, 무서움을 안고 식사를 해야 하죠.

본능같은 경험을 통해서 배운 임신한 고양이는, 저는 익숙한지, 개무시 (!) 하고, 안쪽 상황만 유심히 쳐다 보내요. 잘 먹고, 뒤뚱뒤뚱 걸어가던 고양이 녀석인데 말이죠. 왜, 저는, 더 걱정이 되는걸까요? 비가 많이 내렸던 한주, 임신한 고양이 녀석은 어떻게 보냈을까요? 나무가 뿌리쳐 뽑히고, 가로등이 쓰러지고, 도로에 금이 가고, 어제의 태풍 속에서 무사히 보냈을까요? 문득, 어제 새끼 냥이를 낳았을까 걱정하게 됩니다.

예전과 달리, 주머니에 아무런 먹을 것이 없어서 미안했던, 그날이 생가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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